아버지는 늘 말이 없었다. 맛있는 걸 먹어도, 힘든 일이 있어도 “괜찮다” 한마디뿐이었다. 어릴 땐 그게 서운했다. 왜 우리 아빠는 표현을 안 할까 싶었다. 그러다 어느 날 아버지 휴대폰 메모장을 보게 됐다. ‘아이 감기 걸림. 약 사야 함’ ‘아이 좋아하는 반찬. 소고기’ ‘요즘 힘들어 보임. 말 걸어볼까’ 그날 알았다. 아버지는 말 대신 평생을 기록으로 사랑해왔다는 걸. 지금도 전화하면 “밥은 먹었냐” 그 말밖에 안 하신다. 이젠 안다. 그 한마디에 평생이 들어 있다는 걸.